주토피아를 보고왔습니다.
본 후의 감상은 역시 디즈니 작품이구나 싶더군요.( * 굿다이노는 안 보았습니다)
예고편이나 팜플렛에도 나온 거지만 신참 경찰이 파트너와 함께 사건 해결을 위해 분투하는 형식의 내용이다보니 당연히 사건의 흑막이 존재하는지라, 스포일러는 최대한 하지않으려고 하지만 작품의 내용을 언급하는걸 완전히 피할 순 없는지라 스포일러를 신경쓰시는 분들껜 주의 부탁드립니다.
앞서 썼듯이 신참 경찰이 파트너와 함께 도시를 위협하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입니다만, 그 과정에서 주로 다루는 소재는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 대한 것이더군요.
먼저 힘이 더 센 육식동물이 약한 초식동물을 무시하는게 나오지만 초식동물 사이에서도 덩치 크고 힘이 센 종족이 작고 약한 종족을 무시하고, 여우의 경우에는 그냥 육식 초식에 상관없이 여우라는 종족 자체가 사기꾼이란 인식을 받고 무시당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런 편견과 차별을 받는 쪽은 그냥 불쌍하고 선한 존재이고, 하는 쪽은 나쁜 녀석들이라 얘들이 반성해서 화해하는걸로 해결되는 뻔한 전개를 쓰진 않더군요.
초반에 나오는 시장만 해도 양들한테 표 받을 욕심으로 양을 비서로 둔 다음 무시하면서 부려먹고, 주인공 토끼 주디도 정치적인 홍보용으로 내세워서 정작 일을 시킬 국장한테는 상의도 없이 배치시키는 등 초식동물에 대해 차별을 하면서 자기 권력에 대한 욕심을 부리는 모습을 계속 보여주지만, 그렇다고 해서 주토피아 도시의 안정과 유지를 생각하지 않는건 아니였습니다.
그리고 내용이 진행되면서 차별 받던 쪽이 하던 쪽을 역차별하거나, 당사자는 전혀 그럴 생각이 없었지만 차별을 부추기고 타인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그런 차별이 확산되는걸 막기 위해 사회 운동을 하는 등 다양한 모습이 나옵니다.
그건 그렇고 창구에서 상담 업무를 하는 공무원들이 죄다 나무늘보여서 일처리를 천천히 하는지라 기다리는 주인공은 답답해서 방방 뛰고 다른 시민들은 체념하거나 해탈한 듯한 표정을 짓고있는게, 그 점은 어느 나라나 다들 비슷하구나 싶더군요.;;;;
아쉬운 점이 있다면.... 육식동물과 초식동물이 함께 사이좋게 지낸다고 하지만 과연 유전적인 본능으로 인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가 극 중에서 제기되었는데, 이 점에 대해서는 악역의 음모에 의한 문제를 주인공들의 기지로 넘겼다는 식으로 슬쩍 넘어가버린게 조금 아쉬웠습니다.
내용에 대한건 이쯤 하고, 캐릭터들도 상당히 마음에 들었습니다.
힘든 상황에서도 긍정적이고자 노력하는 의욕 넘치는 또순이 토끼나 자신의 상처를 감추고 남의 상처를 감춰줄 줄 아는 쿨가이 여우 같은 주역들은 물론, 도너츠와 가수를 좋아하는 토실토실한 순둥이 인상의 클로하우저나 일처리가 느린건 답답하지만 순간순간의 표정이 왠지 센스있어보이는 플래쉬 같은 조역들에 주토피아 시내 풍경이 나올 때 배경으로 지나가는 모습이 나오는 수많은 동물들도 저마다 종족에 따라 개성있게 나오는게 그냥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더군요.
아무튼 지금까지 디즈니 작품들이 마음에 드셨다면 이번에도 봐둘만한 작품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