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맞춰서 아이맥스에서 예매해서 보기도 어렵고 3시간에 가까운 상영시간도 압박스러웠던지라 그냥 근처 영화관에 가서 보고왔습니다. 예고편을 보고서 광활한 우주와 가족애를 중심으로 다루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딱 그대로더군요. 그래도 상영하는 내내 시간가는줄 모르고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사실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 보자면 우주를 배경으로 한 영화는 가디언즈 오브 더 갤럭시가 좀 더 잘 맞긴 합니다만.;;;
한스 짐머의 음악은 역시 굉장하더군요. 그냥 우주선이 올라가서 도킹만 하는 장면에서도 (아직은 사건이 일어날 타이밍이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뭔가가 터지지 않을까 괜히 긴장하게 만들고, 끝난 후에는 쿠키 영상이 없다는걸 미리 확인했지만 자리에서 일어나기보다 조금 더 음악을 들으면서 여운을 느껴보고싶게 하는게 좋았습니다.
중간에 느닷없이 나오는 브랜드의 사랑 타령은... 그 이야기를 다 듣고난 흑인 멤버의 표정이 딱 제 기분을 대변해주었습니다. 나중에 주인공이 딸과 접점을 가지는 부분에서 사랑 덕분이라고 외치는건 그러려니 했습니다만, 마지막에 딸이 주인공에게 다시 브랜드에게 가라고 하는 대목에서는 좀 거시기했던게, 수신은 되어도 송신이 안 되니 이쪽에서는 브랜드가 혼자라는걸 알 수가 없는데 만약에 브랜드가 알콩달콩 잘 살고있으면 어쩌려고 아버지를 보낸걸까... 싶더군요.
뭐 그것도 수수께끼의 사랑 파워로 알 수 있다고 해도, 주인공하고 브랜드 사이의 사랑이 그렇게 강했나 싶기도 하고, 애시당초 주인공 딸하고 브랜드는 딱히 사랑하는 사이도 아니였는데 말입니다.(....)
아들 자식도 자식인데 극 중 비중이나 취급이 공기보다 조금 나은 정도인게 안습했습니다. 남들 다 피난갈 때까지도 농장에 남아있고 그 때문에 딸이 인사할 겸 농장에 다시 들렀다가 중요한 점을 깨닫게 되는데, 그렇게 죽어라고 남은 아들의 심리에 대해서도 조금 자세히 다뤄줬다면 좋았을거 같습니다만... 하긴 이 영화는 우주 공간 보라고 있는거란 느낌이 팍팍 드는지라 그쪽 방면은 처음부터 그다지 신경 안 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로봇들은 정말 좋은 캐릭터들이더군요. 나중에 주인공들이 사람과 마찬가지로 대하는게 절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피규어가 발매되면 하나 구해보고 싶어지는데, 몸통 파트들이 연결되는 부위를 보면 그냥 걸어갈 때는 윗쪽이었다가 급하게 달릴 때는 가운데로 상황에 따라 바뀌는게, 발매된다면 자석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나오려나 싶더군요.
과학적인 고증에 대해 생각하다보면 뭔가 걸리는 부분이 있긴 한데.... 그냥 닥터후의 타임로드들이 개입해서 도와준 거라고 생각하니 마음과 머리가 편해졌습니다.(?!?!?)
그냥 우주공간과 웜홀과 블랙홀, 그리고 거길 통과하는 모습을 본 것만으로도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관의 스크린으로 보고서 만족한 것인지라 블루레이는 안 사볼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