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2013. 7. 13. 11:59

거대로봇 VS 괴수. 


이거 하나로 전부를 나타낼 수 있는 영화였습니다. 

둔중한 거대로봇이 막강한 괴수를 상대로 터져가면서 사투를 벌이는 장면을 보는 것이 이 영화의 가치입니다.


개인적으로 로봇 액션에서 정 아쉬운 점을 뽑자면 다른 조역 로봇들의 전투는 그다지 길지 않았던 것과, 로봇들의 무기가 전부 본체에 장착된 것 밖에 없다는 것 정도였습니다.


(괴수가 기물을 잡고 휘두르는건 그러려니 해도, 명색이 주인공 로봇이 컨테이너를 벽돌 쥐듯이 잡고 휘두르는건 좀....;;;;)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냥 로봇이 싸워야할 상황을 제공하는 것과, 로봇만화 및 특촬물들의 클리셰를 집어넣기 위한 것 정도의 느낌이더군요. 주요 인물들에 대한 묘사 같은건 휙휙 지나가는 마당에 그냥 통채로 전부 들어내도 전체 줄거리에는 그다지 영향이 없을 것 같은 박사에 관련된 시간이 의외로 긴걸 보니, 캐릭터들의 심리를 이해하거나 감정이입 같은걸 하는데 시간을 쓰느니 클리셰를 하나라도 더 집어넣고 싶었던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게 나오는 클리셰들을 '아, 이 장면에선 이런게 나오겠지. 역시 나오는구만'하면서 즐긴다면 괜찮겠지만, 진지하고 심오한 내용을 기대한다면 아예 번짓수를 잘못 찾아오신 정도인지라 조금, 아니 많이 실망하실겁니다.


(.....그나저나 아예 들러리 수준의 비중이다보니, 수박겉햝기 식의 진행이어도 별로 상관이 없는 두 박사쪽의 이야기가 가장 안정적이고 충실하게 느껴진게 또 살짝 아이러니한 기분도 듭니다.;;;)


그래도 처음에도 썼듯이 이 영화는 거대로봇이 바다에서, 도시에서 괴수랑 치고박는걸 보기위한 영화이고 그거 하나에는 정말 충실한지라 참 재미있었습니다.

Posted by 니킬